스케일 단위 정리 지식 - 이것저것 아는척

컴퓨터 덕분에 메가(Mega)나 기가(Giga)와 같은 단위는 이제 익숙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기가 위에는 뭐가 있고, 그 위에는 뭐가 있는지 궁금할 때가 가끔 있다. 아래의 표는 10-24에서 1024까지의 스케일 단위를 정리한 것이다. 이외에도 더 있겠지만 아마 거기까지 쓸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 Y (Yotta) - 1024
  • Z (Zetta) - 1021
  • E (Exa) - 1018
  • P (Peta) - 1015
  • T (Tera) - 1012
  • G (Giga) - 109
  • M (Mega) - 106
  • K (Kilo) - 103
  • m (milli) - 10-3
  • u (micro) - 10-6
  • n (nano) - 10-9
  • p (pico) - 10-12
  • f (femto) - 10-15
  • a (atto) - 10-18
  • z (zepto) - 10-21
  • y (yocto) - 10-24

영화 "2012"를 보고 여가 - 인생은 즐겨야지

무려 11개월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 2012를 보고 왔다. 원래는 에머리빌에 있는 AMC에서 아이맥스로 보려고 했으나, 뜻밖에도 2012가 모두 매진되어서 할 수 없이 학교 앞 작은 극장에서 보았다. 나름대로 블록버스터 영화인데 너무 무시했나보다. 13일의 금요일까지 맞춰서 개봉 날짜를 잡는 정도의 수고까지 했으니 뭐 그 정도 매진은 되야 당연한 거겠지만.
2012년 떡밥의 강도는 참 대단한 듯. 이것저것 다 한꺼번에 맞아떨어진다.

음모론이나 종말론, 이런 종류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2012년 떡밥에 대해 한번쯤 들어봤을 것 같다. 천체의 운동, 마야 달력의 끝, 웹봇의 예측, 노스트라다무스 추종자들의 예언, 주역 추종자들의 예언 등등 2012년에 맞아떨어지는 종말론이 여기저기 너무 많다. 어지간히 무신경하지 않으면 "진짜 그런가?"하고 밤에 잠 못 이루기 쉽상인 무서운 예언들이다.

이런 대형 떡밥을 할리우드에서 그냥 두면 할리우드가 아니겠지? 그래서(?) 재난 영화의 거장, 롤랜드 에머리히(Roland Emmerich)가 나섰다. 외계인의 침략, 괴물의 습격, 자연 재해 등 갖가지 소재를 모두 이용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2012년 모든 떡밥을 한 데 모아 영화로 만들었다. 뭔가 무시무시한 영화가 나왔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하지만 예상과 전혀 달리, 2012는 볼거리 많은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이면서 코미디 영화라고 봐도 될 듯 하다. 전체적으로 내용은 어둡지만 인류애 및 가족애를 부각시키는 모습, 간간히 나오는 코믹함은 영화를 즐겁게 만든다. 재난 영화라고 해서 보기 고통스럽거나 손발이 오그라들지는 않으니 걱정말기 바란다.

아쉬운 점이라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조금 작위적이라는 느낌? 인류애나 가족애를 강조하고 싶은 거 같기는 한데 그닥 마음에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뭐, 너무 심각해지지 않으면서 진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그런 것이라 이해는 되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머 이런 "둠"까지 생각나지는 않으니 마음고생(?)도 덜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2012"는 재밌게 꽤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도 없고, 너무 심각해질 필요도 없는, 2012년 종말론을 소재로 차용했을 뿐 종말보다는 생존에 초점을 맞춘 영화인 듯 싶다. 심심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전압/전류의 단위는 어디에서 왔을까? 지식 - 이것저것 아는척

전기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법칙과 더불어,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위들이 튀어나온다. 가끔은 왜 이렇게 이름을 정했을지 의문스러운 단위들, 그 중 몇 가지의 유래를 알아보자.

전압의 단위, 볼트(Volt, V)

전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인 전압은 영어로 voltage이며, 단위로는 볼트(volt)를 사용한다. 하고많은 단어 중에 왜 하필 voltage, volt가 전압을 나타내는데 사용되었을까? 그 답은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라는 인물의 업적과 관련이 있다. 이탈리아 태생의 물리학자인 볼타는 1800년, 세계 최초로 금속전지를 발명한 사람이다. 그는 여느 과학책에 나오는 금속전지 실험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이다. 그는 소금물을 담은 그릇 두 개를 준비한 후, 하나에는 구리, 나머지에는 아연/주석을 넣어 둘 사이를 연결하여 전기를 얻어냈다. 이 발견으로 인해 전류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그의 이름은 이 순간에도 수없이 불려지고 있다.
내가 바로 볼타일쎄. 나 때문에 공부하느라 고생 좀 많이 했지?

전류의 단위, 암페어(Ampere, A)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학 책에서 "앙페르의 법칙"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맥스웰 방정식의 일부로 편입된 앙페르의 법칙을 어렵게 쓰면
이와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식으로 나온다. 중/고등학교 때는 자기장의 크기는 전류에 비례하고, 방향은 오른나사를 이용해 구할 수 있다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프랑스의 물리학자였던 앙드레 마리 앙페르(Andre Marie Ampere)는 전류와 자기장 사이의 관계를 어느 정도 밝혀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전류의 단위로 사용하고 있다.
암페어의 법칙이 왼손이던가 오른손이던가? 내가 만들었는데 나도 헷갈리네.

전력의 단위, 와트(Watt, W)

와트는 전력(power)의 단위이기도 하지만, 일률의 단위이기도 하다. 전력이 단위시간 당 소모되는 전력에너지를 의미하므로, 일률의 개념의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와트만 듣고 보면 어디에서 온 걸까 기억이 가물가물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임스 와트(James Watt)라는 이름은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증기 기관을 발명하여 산업 혁명의 도화선을 제공했던 바로 그 제임스 와트이다. 그를 기념하는 뜻에서 전력/일률의 단위를 Watt로 정했다고 한다. 아마도 저 당시에는 전기공학적 의미보다는 기계공학적 의미로 정해졌을 것 같다.
나는야 생각하는 사람. 절대 공돌이가 아니라우. (응?)

저항의 단위, 옴(Ohm, Ω)

볼타에 의해 전지가 발명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게오르그 옴(Georg Ohm)이라는 독일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이리저리 실험을 한 모양이다. 실험 끝에 그는 전압과 전류 사이에 비례 관계가 있다는 것을밝혀내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옴의 법칙이다. 전기과 학생들을 골탕먹이는 그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공식은 이렇게 만들어졌나 보다.
옴의 법칙 참 쉽죠, 여러분?

전기용량의 단위, 패럿(Farad, F)

이쯤 되면 패러데이라는 이름이 한번 쯤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전기 관련 연구에서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의 업적을 보자면 단위 하나 정도는 그에게 바치는게 당연할지도. 전기용량이라고 하니 뭔가 아리까리 할지도 모르겠는데, 영어로는 capacitance라고 한다. 저항 만큼이나 회로를 분석할 때 중요한 전기용량, 그것의 단위로 사용되는 패럿은 패러데이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다. 옴보다 더 자주 사용되는 단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야 전기물리계의 엄친아(?), 패러데이

유도용량의 단위, 헨리(Henry, H)

조셉 헨리(Joseph Henry)는 19세기에 활동했던 저명한 미국 과학자라고 한다. 그는 자기유도 현상을 발견했고, 상호유도 현상 역시 발견했으나 패러데이에게 선수를 뺐겼나 보다. 어쨌든, 그의 연구를 기리기 위해 유도용량(inductance)의 단위로 Henry를 사용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도 나는 헨리가 누구인지 몰랐다. 동시대에 살았던 패러데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왜 헨리에 대해 들어본 건 이번이 처음일까.
내 이름 헨리도 좀 기억해달라고 아놔. @_@

전기전도도(conductance)의 단위, 시멘스(Siemens, S)

Conductance를 전기전도도라는 이상한(?) 말로 번역을 해 봤는데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conductance는 저항의 역수에 해당하는 것이라 굳이 따로 단위를 가질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매번 읽을 때마다 "Ohm inverse"라고 하기에는 좀 귀찮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Siemens라는 단위를 새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시멘스라는 단위는 19세기에 활동한 독일의 발명가, 베르너 시멘스(Werner Siemens)로 부터 온 것이다.
나는 턱걸이인가? 어쨌든 썩쎄~쓰

미국 쿼터동전 수집 여가 - 인생은 즐겨야지

한국의 동전에는 발행연도가 쓰여 있고, 당연히(?) 발행 연도 별로 동전을 모으는 수집광이 있다. 미국 동전에는 발행 연도가 찍혀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집할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나, 25센트짜리 동전인 쿼터는 마치 "저 좀 수집해주세요"라고 말이라도 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에는 총 50개의 주가 있고, 각각의 주를 기념하는 쿼터가 한 개씩 있다. 이 말인 즉슨 50개의 쿼터를 모을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아래의 그림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5개씩 발행된 기념 쿼터의 모습이다.

1999: Delaware, Pennsylvania, New Jersey, Georgia, Connecticut

2000: Massachusetts, Maryland, South Carolina, New Hampshire, Virginia

2001: New York, North Carolina, Rhode Island, Vermont, Kentucky

2002: Tennessee, Ohio, Louisiana, Indiana, Mississippi

2003: Illinois, Alabama, Maine, Missouri, Arkansas

2004: Michigan, Florida, Texas, Iowa, Wisconsin

2005: California, Minnesota, Oregon, Kansas, West Virginia

2006: Nevada, Nebraska, Colorado, North Dakota, South Dakota

2007: Montana, Washington, Idaho, Wyoming, Utah

2008: Oklahoma, New Mexico, Arizona, Alaska, Hawaii

2009: District of Columbia, Puerto Rico, Guam, American Samoa, U.S. Virgin Islands, Northern Mariana Islands

마지막에 보면 2009년에 발행된 정체를 알 수 없는 쿼터가 있다. 50개의 기본 주에 덧붙여, DC나 푸에르토리코, 괌 등의 미국 부속 영토를 기념하는 쿼터까지 발행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은 나올게 없겠지?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꽉찬 쿼터를 보니 뭔가 덕후삘이 나는데?

윗 사진은 내가 지금까지 모은 쿼터를 수집책에 정리한 것이다. 저 수집책은 9$인가 주고 샀는데 나름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모은 동전은 총 52개로, 아직도 4개나 더 모아야 한다.
  • Guam
  • American Samoa
  • Northern Mariana Islands
  • U.S. Virgin Islands
얘네들을 가지고 계신 분은 은근슬쩍 본인에게 넘겨주시기를 바란다. 섭섭하지 않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지도 모른다. (이게 무슨 말이야?)

대학원 유학 - 장학금 공부/유학 - 해도해도 끝이없다

좋은 대학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성적이나 연구 경험도 중요하겠지만, 금전적인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 경기 후퇴의 시기에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조건일지도 모른다. 학생 개인이 자기만의 장학금을 가지고 있다면, 학교나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이 작은--사실은 매우 작은--펀드를 하나 물고 들어오는 것에 해당한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했던가? 장학금을 가지고 있으면 가지지 못한 학생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그게 가장 중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에서 딸 수 있는 장학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다. 참고로, 몇몇 큰 재단은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계 학생들까지 장학금의 수혜 대상이 되지만, 군소 재단의 경우 혜택이 이공계에 편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 글은 큰 재단에 대해서만 살펴볼 것이므로 전공분야에 크게 관계는 없을 것이다.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생 입장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참으로 호의적인 곳이다. 중국이나 여타 나라들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장학재단이 존재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미국의 탑 스쿨에서 인터내셔널 학생의 재정 상태를 평가할 때, 대부분의 인터내셔널 학생을 뽑으면 학교에서 장학금을 주어야 하지만 한국 학생은 예외라고 언급할 정도이다. 장학금을 받은 한국 학생 입장에서는 축복이오, 받지 못한 학생 입장에서는 비극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장학금이 없다고 해서 못 들어가는 건 절대 아니고, 확률적인 문제일 뿐이지만 말이다.

여러분이 도전해볼만한 장학재단 전체--몇개는 빠졌을 수 있다--를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장학재단이 자그만치 9개나 되지만, 장학생을 충분히 많이 뽑는 곳은 한국고등교육재단, 삼성 장학회, 풀브라이트,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이렇게 4개라고 보면 되겠다. 이 중에서도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삼성 장학회만이 완전무결한(?) 장학재단이라 할 만하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어플라이 이전 vs 어드미션 이후

장학재단의 혜택이 모두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보면,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장학생 선발이 이뤄지는 시점이다. 대학원에 모든 조건이 동일한 A, B 두 학생이 지원했다고 가정해 보자. 유일한 차이는 A가 장학금을 가졌고, B는 장학금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둘 중에 한 명만 선발한다고 할 경우 승자는 당연히 A가 될 것이다. B가 A보다 뛰어난 경우라 할 지라도 그 뛰어난 정도가 월등하지 않은 경우, 즉 고만고만한 경우라면 아마도 A가 이길 것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미국 대학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 경우라면 더 심한 건 당연한 일. 결국 중요한 점은 어플라이 시점에 여러분이 장학금을 가지고 있냐 아니냐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좀 더 관심있는, 어플라이 이전에 학생을 선발하는 재단은 다음과 같다.
  • 한국고등교육재단
  • 삼성장학회
  • 풀브라이트
관정은 비록 크고 훌륭한 재단이기는 하지만, 선발 시점에 있어서는 낙제점을 피할 수 없다. 어드미션을 받은 후 여러분의 유학 생활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어드미션을 받는 자체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어플라이 이전에 장학생 선정을 마치는, "힘든 시기"에 힘이 되어주는 위의 세 재단을 높이 평가한다. 그만큼의 불확실성을 재단 스스로 감당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재단의 명성과 장학생의 수준에 자신이 있다는 말도 되겠지만.

풀브라이트는 왜?

하지만 아직도 검증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남았다. 그것은 장학금을 수혜하는 데 어떤 조건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풀브라이트는 이 점에 있어서 한국고등교육재단, 삼성장학회와의 비교는 물론, 다른 모든 장학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악조건을 가지고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학위를 완료한 후 "무조건" 한국에 돌아와 몇년 간 머물러야 한다. 풀브라이트가 장학 사업을 하는 목적이 미국의 선진 문화를 세계 전역에 퍼뜨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할 수 있게 지원했으니, 한국에 돌아가서 미국의 문물을 퍼뜨려야만 하는 것이다. 재단 입장에서야 당연한 설립 목적이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미래의 일부를 담보로 맡긴 것이니 엄청난 악조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때문이 아니라도 한국에 돌아오는 경우가 태반이겠지만, 그 결정이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의 차이는 엄청나니까 말이다.

한국고등교육재단 vs 삼성장학회

선발 규모나 시기, 조건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결국 2개의 재단만이 남는다. 두 재단은 선발 인원도 수십 명 수준이고, 분야 역시 이공계뿐 아니라 사회과학이나 인문계열까지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재단의 명성도 높은 편이니 뽑히기만 하면야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두 재단을 비교하기에 앞서 한 가지 언급할 것이 있다.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이름을 너무 높이 평가한 나머지, 장학재단을 고름에 있어서도 그 이름을 좇는 경향이 있다. 혹자는 어플라이를 할 때 "삼성"장학회의 지원을 받는 것이, 이름 모를(?) 한국고등교육재단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두 재단 모두 최소 10년 이상 동안 유학생을 문제없이 지원해 왔고, 이 점은 미국 대학의 선발위원회가 충분히 알고 있는 바이다. 여러분의 어드미션과 관련해서 삼성장학회가 한국고등교육재단보다 "더"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여러분이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가정하에, 두 재단이 제공하는 혜택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선택을 내리기 바란다.

두 재단의 비교를 위해 아래와 같은 5가지 기준을 정해보았다.
  • 선발 시기 및 방법
  • 장학금 지원 학교
  • 장학금 지원 액수
  • 장학금 지원 기간
  • 기타 혜택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선발 시기는 8월 중순, 삼성장학회는 8월말~9월중순 사이이다. 삼성장학회의 지원마감 시점이 대략한국고등교육재단의 선발 확정 시점과 일치하므로, 그 결과에 따라 삼성장학회에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면 모두 지원하고 선발된 후, 유학 이전 시점에서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다. 지원을 마치면 두 재단 모두 일련의 검증 과정을 요구하는 데, 여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서류 심사 후 필기시험/면접을 거쳐 학생을 선발하는 반면, 삼성장학회는 다단계의 심층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어찌됐든 잘 하는 사람이 선발되는 것이야 같겠지만, 한국고등교육재단의 방식이 더 전통적이라고 할까. 한 가지 좋은--혹은 안 좋은--점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유학생 시험은 족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족보를 얻을 수 있다면 (+), 얻을 수 없다면 (-)이니 여러분의 상황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삼성장학회의 경우 면접 중심이다보니 족보를 남기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필자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지 모르니 잘 찾아보기 바란다.

두 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가고 싶은 학교의 명성이 너무 낮다면 장학재단에서 여러분을 모른 척 할지도 모른다. 학교 랭킹이라는게 결국은 종합 성적에 불과한 것이기는 하지만, 장학재단 입장에서는 장학생들이 남들 보기에 명문대로 진학하는 걸 원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이나 삼성장학회 모두 해당 분야에서 10위권 이내의 학교에 진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 후배의 예를 들면, 자기 분야에서 3위 안에 들었던 UCLA에 지원하고 싶었는데 전체 랭킹이 10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재단의 거부를 받은 바 있다. 10위권 대학의 경계가 조금 애매한 바가 있으니 구체적으로 알고 싶으면 재단에 개별적으로 문의해보기 바란다.

장학금 지원 액수에 있어서는 두 재단이 조금 다르다. 서류 상으로 보면 둘 모두 연간 $50,000 상당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되어있는데, 실제로는 학비 실비와 소정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학비 전액과 생활비 $18,000을, 삼성장학회는 연간 최대 $30,000의 학비와 생활비 $20,000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이를테면 학비가 연간 $26,000인 버클리는 두 재단이 각각 $44,000/$46,000을 지원하지만, 학비가 연간 $35,000인 하버드라면 각각 $53,000/$50,000을 지원하게 된다. 학비가 비싼 학교라면 전액을 받을 수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이, 학비가 싼 학교라면 생활비가 좀 더 많은 삼성장학회에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함정이 있다. 삼성장학회에서는 등록금에 붙어 나오는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20,000의 생활비 중에서 일부를 보험료로 써야한다는 점이다. 버클리 대학의 경우 연간 보험료가 대략 1400$ 정도되므로, 이를 제외하고 나면 생활비 총액은 삼성이 약간 더 많은 정도이다.

장학금 지원 기간에 있어서도 두 재단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의 경우 석박사/박사 과정에 관계없이 최대 5년을 지원하는 반면, 삼성장학회는 석박사 5년, 박사 4년을 지원한다. 석박사나 박사나 실제 유학 생활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장학금을 1년 더 받을 수 있냐 없냐의 문제는 의외로 크다. 특히나, 버클리처럼 석박사 과정이나 박사 과정에 구분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여러분이 학부를 마치고 버클리에 입학하더라도 서류 상으로는 박사 과정 학생이고, 따라서 삼성장학회를 선택했다면 4년밖에 지원받을 수 없다. 장학재단의 지원을 끝까지 받는 학생이야 많지 않겠지만--보통 TA, RA 등을 통해 교수로부터 돈을 받게 된다--미래의 일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여러분이 장학금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 장학금, TA, RA 등을 통해 스스로 금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경우,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연간 $10,000을 연구 지원비 명목으로 지급한다. 삼성장학회는 여러분이 벌어온 금액의 절반을 적립했다가 졸업 후에 돌려준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1년간 $50,000의 장학금을 받지 않았다면 한국고등교육재단은 $10,000을 즉시, 삼성장학회는 졸업 후에 $25,000을 돌려준다. 돌려주는 방식은 졸업 후 매년 $10,000씩 쪼개서 준다는 말이 있는 데, 사실 관계가 확실치 않으니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때문에 사람들이 삼성장학회를 좀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외에 삼성장학회의 장점은 매년 여름마다 열리는 캠프에 올 수 있는 항공권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캠프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한국에 오는 항공권이 지급되고, 미국 동부에서 열린다면 그곳까지 가는 항공권이 주어진다. 다만, 항공권을 받았을 경우 3-4일동안 진행되는 행사에 무조건 참여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까지 삼성장학회의 기타 장점을 언급했으니, 이제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점을 살펴보자.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시점은 9월부터 유학을 위해 출국하는 이듬해 8월까지 1년동안, 재단에서는 매월 33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1년을 받게 되면 $3,500 가량이니 적은 돈이 아니다. 아울러, 장학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좀 더 인간적이라는 매력이 있다. 여러분이 학교에서 받은 어드미션이 조건부이거나, 유학 도중에 학교를 옮기거나 하는 등의 독특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한국고등교육재단에 삼성장학회보다 훨씬 낫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할 경우 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연구에 물적/심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비록 첫번째 고려 대상에서 탈락되기는 했지만,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은 어드미션 확정 후에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단이다. 수십 명의 학생을 선발하며, 장학금 지원 규모 역시 한국고등교육재단/삼성장학회에 비해서 큰 차이가 없다. 관정의 장점은 여러분이 TA/RA 등을 통해 돈을 벌어와서 장학금을 받지 않을 경우, 즉시 절반의 금액을 돌려준다는 점에 있다. 삼성장학회가 관정의 이러한 정책을 수정한 후 도입한 것이라 보면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플라이 전에 선발하지 않는다는 단점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