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유학 - 장학금 공부/유학 - 해도해도 끝이없다

좋은 대학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성적이나 연구 경험도 중요하겠지만, 금전적인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 경기 후퇴의 시기에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조건일지도 모른다. 학생 개인이 자기만의 장학금을 가지고 있다면, 학교나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이 작은--사실은 매우 작은--펀드를 하나 물고 들어오는 것에 해당한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했던가? 장학금을 가지고 있으면 가지지 못한 학생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그게 가장 중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에서 딸 수 있는 장학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다. 참고로, 몇몇 큰 재단은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계 학생들까지 장학금의 수혜 대상이 되지만, 군소 재단의 경우 혜택이 이공계에 편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 글은 큰 재단에 대해서만 살펴볼 것이므로 전공분야에 크게 관계는 없을 것이다.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생 입장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참으로 호의적인 곳이다. 중국이나 여타 나라들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장학재단이 존재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미국의 탑 스쿨에서 인터내셔널 학생의 재정 상태를 평가할 때, 대부분의 인터내셔널 학생을 뽑으면 학교에서 장학금을 주어야 하지만 한국 학생은 예외라고 언급할 정도이다. 장학금을 받은 한국 학생 입장에서는 축복이오, 받지 못한 학생 입장에서는 비극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장학금이 없다고 해서 못 들어가는 건 절대 아니고, 확률적인 문제일 뿐이지만 말이다.

여러분이 도전해볼만한 장학재단 전체--몇개는 빠졌을 수 있다--를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장학재단이 자그만치 9개나 되지만, 장학생을 충분히 많이 뽑는 곳은 한국고등교육재단, 삼성 장학회, 풀브라이트,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이렇게 4개라고 보면 되겠다. 이 중에서도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삼성 장학회만이 완전무결한(?) 장학재단이라 할 만하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어플라이 이전 vs 어드미션 이후

장학재단의 혜택이 모두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보면,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장학생 선발이 이뤄지는 시점이다. 대학원에 모든 조건이 동일한 A, B 두 학생이 지원했다고 가정해 보자. 유일한 차이는 A가 장학금을 가졌고, B는 장학금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둘 중에 한 명만 선발한다고 할 경우 승자는 당연히 A가 될 것이다. B가 A보다 뛰어난 경우라 할 지라도 그 뛰어난 정도가 월등하지 않은 경우, 즉 고만고만한 경우라면 아마도 A가 이길 것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미국 대학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 경우라면 더 심한 건 당연한 일. 결국 중요한 점은 어플라이 시점에 여러분이 장학금을 가지고 있냐 아니냐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좀 더 관심있는, 어플라이 이전에 학생을 선발하는 재단은 다음과 같다.
  • 한국고등교육재단
  • 삼성장학회
  • 풀브라이트
관정은 비록 크고 훌륭한 재단이기는 하지만, 선발 시점에 있어서는 낙제점을 피할 수 없다. 어드미션을 받은 후 여러분의 유학 생활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어드미션을 받는 자체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어플라이 이전에 장학생 선정을 마치는, "힘든 시기"에 힘이 되어주는 위의 세 재단을 높이 평가한다. 그만큼의 불확실성을 재단 스스로 감당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재단의 명성과 장학생의 수준에 자신이 있다는 말도 되겠지만.

풀브라이트는 왜?

하지만 아직도 검증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남았다. 그것은 장학금을 수혜하는 데 어떤 조건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풀브라이트는 이 점에 있어서 한국고등교육재단, 삼성장학회와의 비교는 물론, 다른 모든 장학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악조건을 가지고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학위를 완료한 후 "무조건" 한국에 돌아와 몇년 간 머물러야 한다. 풀브라이트가 장학 사업을 하는 목적이 미국의 선진 문화를 세계 전역에 퍼뜨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할 수 있게 지원했으니, 한국에 돌아가서 미국의 문물을 퍼뜨려야만 하는 것이다. 재단 입장에서야 당연한 설립 목적이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미래의 일부를 담보로 맡긴 것이니 엄청난 악조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때문이 아니라도 한국에 돌아오는 경우가 태반이겠지만, 그 결정이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니까.

한국고등교육재단 vs 삼성장학회

선발 규모나 시기, 조건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결국 2개의 재단만이 남는다. 두 재단은 선발 인원도 수십 명 수준이고, 분야 역시 이공계뿐 아니라 사회과학이나 인문계열까지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재단의 명성도 높은 편이니 뽑히기만 하면야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두 재단을 비교하기에 앞서 한 가지 언급할 것이 있다.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이름을 너무 높이 평가한 나머지, 장학재단을 고름에 있어서도 그 이름을 좇는 경향이 있다. 혹자는 어플라이를 할 때 "삼성"장학회의 지원을 받는 것이, 이름 모를(?) 한국고등교육재단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두 재단 모두 최소 10년 이상 동안 유학생을 문제없이 지원해 왔고, 이 점은 미국 대학의 선발위원회가 충분히 알고 있는 바이다. 여러분의 어드미션과 관련해서 삼성장학회가 한국고등교육재단보다 "더"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여러분이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가정하에, 두 재단이 제공하는 혜택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선택을 내리기 바란다.

두 재단의 비교를 위해 아래와 같은 5가지 기준을 정해보았다.
  • 선발 시기 및 방법
  • 장학금 지원 학교
  • 장학금 지원 액수
  • 장학금 지원 기간
  • 기타 혜택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선발 시기는 8월 중순, 삼성장학회는 8월말~9월중순 사이이다. 삼성장학회의 지원마감 시점이 대략한국고등교육재단의 선발 확정 시점과 일치하므로, 그 결과에 따라 삼성장학회에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면 모두 지원하고 선발된 후, 유학 이전 시점에서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다. 지원을 마치면 두 재단 모두 일련의 검증 과정을 요구하는 데, 여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서류 심사 후 필기시험/면접을 거쳐 학생을 선발하는 반면, 삼성장학회는 다단계의 심층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어찌됐든 잘 하는 사람이 선발되는 것이야 같겠지만, 한국고등교육재단의 방식이 더 전통적이라고 할까. 한 가지 좋은--혹은 안 좋은--점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유학생 시험은 족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족보를 얻을 수 있다면 (+), 얻을 수 없다면 (-)이니 여러분의 상황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삼성장학회의 경우 면접 중심이다보니 족보를 남기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필자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지 모르니 잘 찾아보기 바란다.

두 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가고 싶은 학교의 명성이 너무 낮다면 장학재단에서 여러분을 모른 척 할 것이다. 학교 랭킹이라는게 결국은 종합 성적에 불과한 것이기는 하지만, 장학재단 입장에서는 장학생들이 남들 보기에 명문대로 진학하는 걸 원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이나 삼성장학회 모두 해당 분야에서 10위권 이내의 학교에 진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 후배의 예를 들면, 자기 분야에서 3위 안에 들었던 UCLA에 지원하고 싶었는데 전체 랭킹이 10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재단의 거부를 받은 바 있다. 10위권 대학의 경계가 조금 애매한 바가 있으니 구체적으로 알고 싶으면 재단에 개별적으로 문의해보기 바란다.

장학금 지원 액수에 있어서는 두 재단이 조금 다르다. 서류 상으로 보면 둘 모두 연간 $50,000 상당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되어있는데, 실제로는 학비 실비와 소정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학비 전액과 생활비 $18,000을, 삼성장학회는 연간 최대 $30,000의 학비와 생활비 $20,000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이를테면 학비가 연간 $26,000인 버클리는 두 재단이 각각 $44,000/$46,000을 지원하지만, 학비가 연간 $35,000인 하버드라면 각각 $53,000/$50,000을 지원하게 된다. 학비가 비싼 학교라면 전액을 받을 수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이, 학비가 싼 학교라면 생활비가 좀 더 많은 삼성장학회에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함정이 있다. 삼성장학회에서는 등록금에 붙어 나오는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20,000의 생활비 중에서 일부를 보험료로 써야한다는 점이다. 버클리 대학의 경우 연간 보험료가 대략 1400$ 정도되므로, 이를 제외하고 나면 생활비 총액은 삼성이 약간 더 많은 정도이다.

장학금 지원 기간에 있어서도 두 재단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의 경우 석박사/박사 과정에 관계없이 최대 5년을 지원하는 반면, 삼성장학회는 석박사 5년, 박사 4년을 지원한다. 석박사나 박사나 실제 유학 생활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장학금을 1년 더 받을 수 있냐 없냐의 문제는 의외로 크다. 특히나, 버클리처럼 석박사 과정이나 박사 과정에 구분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여러분이 학부를 마치고 버클리에 입학하더라도 서류 상으로는 박사 과정 학생이고, 따라서 삼성장학회를 선택했다면 4년밖에 지원받을 수 없다. 장학재단의 지원을 끝까지 받는 학생이야 많지 않겠지만--보통 TA, RA 등을 통해 교수로부터 돈을 받게 된다--미래의 일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여러분이 장학금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 장학금, TA, RA 등을 통해 스스로 금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경우,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연간 $10,000을 연구 지원비 명목으로 지급한다. 삼성장학회는 여러분이 벌어온 금액의 절반을 적립했다가 졸업 후에 돌려준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1년간 $50,000의 장학금을 받지 않았다면 한국고등교육재단은 $10,000을 즉시, 삼성장학회는 졸업 후에 $25,000을 돌려준다. 돌려주는 방식은 졸업 후 매년 $10,000씩 쪼개서 준다는 말이 있는 데, 사실 관계가 확실치 않으니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때문에 사람들이 삼성장학회를 좀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외에 삼성장학회의 장점은 매년 여름마다 열리는 캠프에 올 수 있는 항공권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캠프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한국에 오는 항공권이 지급되고, 미국 동부에서 열린다면 그곳까지 가는 항공권이 주어진다. 다만, 항공권을 받았을 경우 3-4일동안 진행되는 행사에 무조건 참여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까지 삼성장학회의 기타 장점을 언급했으니, 이제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점을 살펴보자.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시점은 9월부터 유학을 위해 출국하는 이듬해 8월까지 1년동안, 재단에서는 매월 33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1년을 받게 되면 $3,500 가량이니 적은 돈이 아니다. 아울러, 장학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좀 더 인간적이라는 매력이 있다. 여러분이 학교에서 받은 어드미션이 조건부이거나, 유학 도중에 학교를 옮기거나 하는 등의 독특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한국고등교육재단에 삼성장학회보다 훨씬 낫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할 경우 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연구에 물적/심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비록 첫번째 고려 대상에서 탈락되기는 했지만,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은 어드미션 확정 후에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단이다. 수십 명의 학생을 선발하며, 장학금 지원 규모 역시 한국고등교육재단/삼성장학회에 비해서 큰 차이가 없다. 관정의 장점은 여러분이 TA/RA 등을 통해 돈을 벌어와서 장학금을 받지 않을 경우, 즉시 절반의 금액을 돌려준다는 점에 있다. 삼성장학회가 관정의 이러한 정책을 수정한 후 도입한 것이라 보면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플라이 전에 선발하지 않는다는 단점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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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zeno 2009/11/13 11:53 # 삭제 답글

    엇 이거 진짜 귀중한 정보네요 ㅋㅋㅋㅋ
    이런거 이오공감 올라가야 하는데 ㅋㅋㅋ
  • Steadfast 2009/11/14 07:49 #

    잘못 이오공감갔다가 테러당할듯? @_@
  • 2009/11/13 20: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teadfast 2009/11/14 07:50 #

    끝까지 다 읽는 사람있나 볼라고 바꿔적은거임. ㅋ_ㅋ

    그나저나 벌써 받은 사람은 그럼 위너?
  • Steadfast 2010/01/05 18:20 # 답글

    2010년 봄학기의 건강보험료가 966$입니다. 1년으로치면 거의 2000$이므로,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삼성장학회의 "생활비" 지원 액수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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